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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가 건강에 나쁘다고 굳게 믿어온 분들이라면, 이 질문 한 번쯤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름 덩어리를 왜 일부러 먹느냐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빵에 살짝 바르는 정도였고, 건강을 위해 챙겨 먹어야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버터의 성분을 들여다보면서 제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버터 속 포화지방, 정말 무조건 나쁜가
버터가 몸에 해롭다는 인식의 핵심에는 포화지방이 있습니다.
포화지방이란 상온에서 고체 상태를 유지하는 지방산으로,
과잉 섭취 시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심장 질환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이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습니다.
버터는 포화지방과 함께 HDL 콜레스테롤 수치도 함께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HDL 콜레스테롤이란 흔히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혈관 벽에 쌓인 지방을 간으로 운반해 처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HDL 수치가 높을수록 심장 질환 위험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버터를 단순히 심장의 적으로 보는 시각은 재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버터에는 비타민 A, D, E, K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특히 비타민 K는 혈중 칼슘을 뼈로 이동시키는 데 관여해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목할 성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부티르산입니다.
부티르산이란 단쇄지방산의 일종으로, 장 점막 세포의 에너지원이 되고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고 알려진 성분입니다.
쉽게 말해 장 건강과 혈당 조절 모두에 관여하는 성분인 셈입니다.
또한 버터에는 공액 리놀레산(CLA)도 들어 있습니다.
CLA란 체지방 감소와 면역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연구된 지방산으로,
항암 효과 가능성도 일부 논의되고 있습니다.
유럽 영양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버터를 포함한 식단을 섭취한 그룹이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습니다(출처: European Journal of Nutrition).
물론 저는 버터를 많이 먹어본 경험이 없어서 체중이 줄거나 혈당이 좋아지는 변화를 직접 느껴본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버터 하나로 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식의 단정적인 주장에는 솔직히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버터만 먹어서 당뇨가 개선된다고 보기보다는,
전체 식단 구성과 생활습관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버터를 선택할 때 확인해야 할 핵심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식품 유형 표시란에 '버터'라고 명확히 기재된 제품
2. 원재료가 '유크림 100%'인 제품
3. 팜유, 경화유, 색소가 포함되지 않은 제품
4. 낱개로 소분된 형태로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제품
발효버터 선택법, 무엇이 다른가
버터를 고를 때 요즘 자주 눈에 띄는 단어가 있습니다.
'발효버터'입니다. 일반 버터와 발효버터는 어떻게 다를까요?
발효버터란 유크림에 유산균을 첨가해
유당을 발효시킨 뒤 만들어진 버터로, 일반 버터보다 유당 함량이 낮습니다.
유당이란 우유에 들어 있는 당 성분으로, 이를 소화하는 효소가 부족한 분들에게는
복부 팽만이나 소화 불량을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발효버터는 이 유당이 이미 발효 과정에서 분해되어 있어 소화 부담이 비교적 낮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을 때 발효버터가 소화에 더 편하다는 차이를 체감한 건 아니지만,
유제품에 민감한 분들이라면 이 차이가 실질적으로 의미 있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발효버터 중에서도 유럽 AOP 인증을 받은 제품이 있습니다.
AOP란 프랑스어로 원산지 명칭 보호(Appellation d'Origine Protégée)를 의미하는 인증으로,
특정 지역에서 전통 방식으로 생산되었음을 유럽연합 차원에서 보증하는 제도입니다.
이 인증이 붙은 발효버터는 원료와 제조 방식 모두 일정 기준을 충족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AOP 인증을 받은 발효버터를 무제한 먹어도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아무리 품질이 좋은 버터라도
포화지방을 과잉 섭취하면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고, 개인의 기저 질환이나
혈중 지질 상태에 따라 반응이 다를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포화지방 섭취를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WHO).
뇌 건강 측면에서도 버터가 주목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뇌 조직은 수분을 제외하면 약 60~70%가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고,
다양한 지방산을 필요로 합니다. 버터에는 400여 가지에 달하는 지방산이 함유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 수치가 사실이라면 뇌에 필요한 지방산 공급원으로서 버터의 가능성은
충분히 이야기해볼 만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버터를 뇌 건강 식품으로 연결 짓는 시각은 처음 접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버터는 무조건 멀리해야 할 음식도, 많이 먹을수록 좋은 음식도 아닙니다.
유크림 100% 제품을 고르고, 가능하면 발효버터를 소분된 형태로 구매해
신선하게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봅니다.
저도 앞으로는 요리나 빵에 조금씩 활용하면서 천천히 몸의 반응을 살펴볼 생각입니다.
버터 하나로 건강이 드라마틱하게 바뀐다는 기대보다는,
균형 잡힌 식단 속에서 질 좋은 지방을 보충하는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영양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상태에 따라 전문가와 상담 후 식단을 조정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