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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트를 직접 만들어 먹는 사람이 주변에 몇 명이나 될까요?
저도 그냥 마트에서 그릭요거트 사다 먹는 게 전부였는데,
코코넛 밀크에 특정 균주를 넣어 48시간 발효시킨 요거트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유제품 없이도, 발효기 하나로, 유산균을 계속 '복사'해서
먹을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꽤 낯설었거든요.
코코넛 요거트와 장내미생물: 팩트부터 정리하면
코코넛 요거트를 만드는 핵심은 특정 균주 조합에 있습니다.
이 방식에서 주로 사용하는 균은 락토바실러스 루테리(Lactobacillus reuteri)입니다.
여기서 락토바실러스 루테리란 대장보다 소장에 주로 정착하는 유산균으로,
박테리오신이라는 항균 물질을 지속적으로 분비해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박테리오신이란 유산균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천연 항균 펩타이드로,
쉽게 말해 유산균이 자기 영역을 지키기 위해 분비하는 일종의 무기입니다.
또한 이 균이 옥시토신 분비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어,
장-뇌 축(Gut-Brain Axis) 관점에서 주목받고 있기도 합니다.
또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개념이 SIBO(Small Intestinal Bacterial Overgrowth)입니다.
SIBO란 소장 내 세균 과증식을 의미하며, 위산 분비가 저하되거나 장 운동성이 떨어졌을 때
소장에 세균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위산이 제 역할을 못 하면 덜 소화된 단백질이 소장으로 내려가고,
이것이 유해균의 먹이가 되어 SIBO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기능의학 분야의 설명입니다.
락토바실러스 루테리 같은 소장 친화적 균주가 SIBO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코코넛 밀크는 유당(Lactose)이 없기 때문에 유제품 알레르기나
유당불내증이 있는 분들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다만 코코넛 밀크에는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당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눌린(Inulin) 분말을 함께 넣어줍니다.
이눌린이란 치커리 뿌리 등에서 추출하는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 성분으로,
유산균이 발효 과정에서 소비하는 먹이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이눌린이 없으면 유산균이 코코넛 밀크 안에서 제대로 증식하기 어렵습니다.
코코넛 요거트 만들기의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락토바실러스 루테리 등 소장 친화적 균주를 캡슐 형태로 개봉하거나 정제형을 분말로 갈아서 사용
이눌린 분말 티스푼 2스푼을 코코넛 밀크 1리터에 혼합
발효 온도는 37~41도 사이, 발효 시간은 48시간 유지
한 번 만든 요거트에서 2큰술을 종균으로 남겨 다음 발효에 재활용
발효 용기는 플라스틱보다 유리 용기 권장
실제로 제가 관련 내용을 처음 접했을 때, 48시간이라는 발효 시간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일반 가정용 요거트가 보통 8시간 안팎으로 완성되는 것과 비교하면 꽤 긴 편인데,
이는 더 많은 양의 균을 증식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 방식은 대량의 생균수(CFU, Colony Forming Unit)를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일반 시판 요거트와는 목적 자체가 다릅니다.
케피어와 발효식품: 직접 써보니 어떤가
케피어(Kefir)는 코코넛 요거트보다 만드는 과정이 오히려 더 단순합니다.
케피어란 유산균과 효모(Yeast), 다양한 미생물이 함께
공생하는 티벳 버섯 알갱이를 이용해 우유를 발효시킨 음료입니다.
흔히 '버섯'이라고 부르지만 실제 버섯이 아니라, 미생물들이 집단으로 모여
형성한 다공성 구조물에 가깝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정말 할 게 없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과정이 단순했습니다.
우유나 코코넛 밀크를 붓고 케피어 알갱이를 넣은 뒤 면 천을 씌워
48시간 안에 발효가 완성됩니다.
발효가 끝나면 걸러낸 케피어 알갱이는 물로 헹궈서 다시 우유에 넣으면 됩니다.
알갱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두 배 가까이 불어나기 때문에 나눠줄 수도 있고,
냉장고에 넣어두면 발효가 멈추기 때문에 장기 외출 시에도 관리가 가능합니다.
거르고 남은 유청(Whey)은 따로 보관해두었다가 미지근한 물에 풀어 마시면
별도의 유산균 제품 없이도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를 섭취할 수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란 장내 환경에 이로운 역할을 하는 살아있는 미생물을 총칭하는 표현입니다.
한국인의 성인 중 상당수는 유당분해효소 활성이 낮아
일반 유제품을 소화하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케피어는 발효 과정에서 유당이 상당 부분 분해되기 때문에,
일반 우유보다 소화 부담이 적을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입니다.
다만 코코넛 밀크나 산양유처럼 유제품 자체를 바꾸는 방법도 있는데,
산양유는 A2 베타카제인(Beta-casein A2) 단백질 비율이 높아
유제품 민감성이 있는 분들이 대안으로 고려해볼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물론 솔직히 말씀드리면, 케피어의 맛은 처음에 꽤 낯설었습니다.
시판 그릭요거트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기대했다면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우유 발효 특유의 신맛에
버섯 같은 질감이 살짝 느껴지는데, 먹기 어려운 맛은 아니지만
입에 확 당기는 맛도 아닙니다.
이 부분에서 의견이 갈릴 수 있는데, 저는 이 음식이 '맛있어서 먹는 것'보다
'장을 위해 먹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발효식품이 장내 미생물 다양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스탠퍼드 의과대학의 연구에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2021년 발표된 해당 연구에 따르면 발효식품을 섭취한 그룹에서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유의미하게 증가했습니다(출처: 스탠퍼드 의과대학 Sonnenburg Lab).
그러나 발효식품만으로 특정 질환이 개선된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개인차가 크고,
사람마다 장내 미생물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식품도 효과가 달리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발효식품이 만능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렵습니다.
복부 팽만감이나 설사 등 소화 불편 증상을 경험하는 분들도 있고,
처음부터 많은 양을 섭취하기보다 소량부터 시작해 몸 반응을 살피는 것이
더 안전한 접근이라고 봅니다.
자가 발효 과정에서 위생 관리를 소홀히 하면 원치 않는 잡균이 증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용기 열탕 소독과 청결한 환경 유지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결국 코코넛 요거트나 케피어 같은 발효식품은 장 건강을 위한
여러 방법 중 하나로 접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 만든 종균을 계속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용 효율이 좋고,
직접 만든다는 만족감도 있습니다.
관심이 생기셨다면 일단 발효기 하나와 균주 제품 하나로 소규모로 시작해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상태에 따라 전문의와 먼저 상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